[칼럼] 국정원 채용 준비방법 ⑦ 9급 공채의 시험과목과 특성 - 민진규 교수(합격의 법학원)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8-09-26 오전 7:58:00
이선용 기자 | 2018.09.19 13:5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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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격의 법학원 국정원 직무마인드 전임 민진규 교수
2013년 MBC 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주원은 평범한 대학생으로 국정원 시험을 합격했고, 이후 유능한 직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드라마에서 주원은 7급 공채를 위해 국가정보학, 종합교양, 논술시험을 준비했다.

종합교양과 논술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과목이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국가정보학은 중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서울에 소재한 상위권 대학에서도 국가정보학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일부 몇 개 대학에서 국가정보학 강좌를 개설하고 있지만 일반 교양 수준의 수업이 진행돼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대학수업에서 만족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필자가 집필한 ‘민진규 국가정보학’을 구입해 혼자서 공부하거나 학원에서 수강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7급 공무원’의 주인공인 주원과 마찬가지로 동영상을 통해 수험준비를 했다. 현재도 시험준비 방법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7급 공채와는 달리 9급 공채 과목과 수험준비 과정을 그린 드라마는 아직까지 없었다. 9급은 2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가 응시할 수 있지만 4년제 대학 중퇴자는 지원이 불가능하다. 남자만 지원할 수 있는 방호원, 안전, 행정사무, 운전원 등의 일부 모집분야는 고졸 이상도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다른 분야는 전문학사 이상으로 관련 분야 경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오랜 기간 수험생을 상담한 경험을 토대로 보면 다수의 수험생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학사학위 소지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정기적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7급 시험과는 달리 9급 시험은 비정기적으로 언제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국정원 9급만을 별도로 준비하는 수험생은 많지 않은 편이다. 또한 시험과목도 국어, 한국사, 일반상식 등으로 다른 공무원 시험과 큰 차이가 없어 9급 공채준비를 위한 대비반을 개설하는 학원도 소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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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드라마‘7급 공무원’을 자문한 민진규 소장

▶ 일반 공무원 시험과목과 유사하지만 폭 넓게 공부하는 것이 유리
9급 시험과목도 7급과 마찬가지로 변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국사, 일반상식만 채택했다가 국어가 포함됐다. 또한 사회과목이 포함됐다가 없어졌고 현재 국어, 한국사, 일반상식 등 3과목이 정식과목으로 결정됐다. 과목별 출제 내용과 공부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어는 다른 공무원 9급 시험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된다. 출제되는 내용은 문법, 어문, 어휘, 한자성어, 문학, 비문학 등이다. 국어를 준비하는 방법은 문학은 문제풀이보다는 작품감상을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독해는 지문을 반복해 읽으며 내용을 압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문법은 맞춤형이 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고 표준어, 외래어 표기 등도 파악해야 한다. 한자성어는 한자자격증은 취득하지 못해도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고등학교 때에 수능시험을 준비하면서 국어공부를 많이 했겠지만 전문대학이나 대학에 다니면서 교양국어를 수강한 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면 국어공부를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국정원 9급 국어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문제집이 시중에 출간돼 있지만 특정 문제집에만 너무 의존하지 말고, 일반 공무원 국어문제집도 비교하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국어시험은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성적의 편차가 많이 날 수 있는 과목 중 하나가 국어이다.

둘째, 한국사는 한국사검증능력 시험이나 다른 공무원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한국사를 공부했다면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사도 수험생 누구나 상식 수준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난이도가 높을 수도 있다.

시험에서 다루는 내용은 고대사, 중세사, 근세사, 근대사, 독립운동, 현대사 등으로 기록된 역사 전체라고 보면 된다. 공무원 9급 한국사 출제 경향을 보면 고대사와 중세사보다는 근세사, 근대사, 독립운동 등에 관련된 문제를 많이 다룬다.

한국사도 국어와 마찬가지로 시중에 이론 요약과 문제가 수록된 수험서가 출간돼 있다. 나름 국정원 시험에 특화됐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다른 공무원 시험용 한국사 책도 보는 것이 유리하다.

한국사를 공부할 때는 연대순으로 사건이나 왕조의 변천을 이해한 후 시험에 많이 출제되는 사건, 인물, 제도 등을 암기해야 한다. 국어와는 달리 한국사는 자신만의 암기노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연대를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

셋째, 일반상식은 7급 공채의 종합교양과 마찬가지로 범위를 한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공부하는 것이 현명하다. 대기업, 공기업, 일반 공무원 시험에서 시사상식을 출제하기 시작한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출제자의 선호에 따라 범위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특징이 나타난다.

일반상식의 범위는 정치, 국제, 법률, 경제, 경영, 금융, 사회, 노동, 환경, 문화, 예술, 과학, 컴퓨터, 우주 등으로 일반인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내용이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종합교양이 사회과학, 인문과학, 자연과학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다룬 것과 유사하다.

단지 9급 시험과목인 일반상식과 7급 시험과목인 종합교양의 차이는 난이도라고 보면 적절하다. 9급 시험은 고등학교, 전문대학을 졸업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고난이도의 문제를 출제하기는 어렵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일정한 범위가 정해진 국어, 한국사와 달리 일반상식이 공부하기 제일 어려운 과목일 수 있다. 일반상식은 말 그대로 ‘평상시에 누구나 아는 상식적인 지식’이라고 생각해 따로 공부하지 않고 시험장에 갈 수 있는 베짱이 있다면 특별하게 조언할 말이 없다.

결론적으로 9급 공채용 시험과목인 국어, 한국사, 일반상식은 다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로 공부하면 크게 문제가 없다. 이미 공부해야 하는 내용이나 출제범위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국정원 시험이라고 해서 아주 특이한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시험과목이 유사한 다른 공무원 준비를 하는 수험생들이 국정원 9급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채용인원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수험생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경쟁률이 높은 것과 합격 커트라인이 올라가는 것은 정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어학과 체력검정도 평상시 준비한 실력으로 응시할 수 있어
국정원9급 채용분야 중에서 일반적인 채용분야와 달리 어학이나 체력검정이 시험과목인 분야도 있다. 장애우만 별도로 전형을 통해 선발하기도 한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먼저 어학 전공자의 경우에는 해당 어학을 시험과목이 포함된다. 과거에 채용한 언어를 보면 영어, 중어, 일어, 불어, 노어, 스페인어, 아랍어, 태국어, 베트남어, 마인어 등이다.

언어자격증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데 영어는 TOEFL(CBT), TOEIC, TEPS만 인정된다. 일본어는 JLPT, 중국어는 HSK, 불어는 DELF, 스페인어는 DELL, 노어는 TORFL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7급과 마찬가지로 9급 지원자 중에서도 해외 유학경험, 해외 근무경험 등이 있어서 해당 언어의 수준이 현지인에 버금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 외국어를 공부했다고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경쟁자의 실력이 자신이 상상한 것보다 높을 수 있으니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좋다.

수험생 중에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경우에 해당 국가에서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졸업한 수험생도 적지 않았다. 7급에서 어학 특기자를 채용하기 때문에 9급은 보조업무를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 7급보다는 어학수준이 낮아도 무방하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둘째, 방호원, 안전 등의 분야는 필기시험 외에 체력검정을 거쳐야 한다. 과거에 체력검정은 2000미터 오래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 3개 종목만 실시하다가 악력 종목이 추가되면 4개가 됐다. 악력은 ‘손아귀로 무엇을 쥐는 힘’을 말하며 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방호원과 안전을 담당하는 직원의 업무가 해병대나 특전사와 같이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력검정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체력검정에서 떨어졌다고 말하는 수험생도 많지 안았다. 체력검정을 준비하기 위해 일부러 헬스클럽에 다니거나 해병대 캠프에 입소할 필요는 없다.

셋째, 장애우를 대상으로 어학 특기자를 채용한 사례도 있었다. 공무원이나 공기업에서 장애인 고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일정 비율을 채용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장애인 채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공무원 채용을 늘리고 있어 어학에 소질을 가진 장애우라면 국정원 9급 채용에 도전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국가정보원 직원으로서 직무수행에 지장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중증 장애우는 합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어학, 안전, 방호, 장애우 등의 채용분야도 일반 분야와 마찬가지로 기본기를 착실하게 다지고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이 합격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9급 시험이라고 7급보다 무조건 쉽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산이다.

시험요령만 터득한 수험생이 합격할 확률과 기본기부터 착실하게 닦은 수험생이 떨어질 확률은 모두 높지 않다. 흔히 족보라고 불리는 특정 내용만 암기해 합격하는 것은 아주 드문 사례에 해당되고, 경쟁률이 낮다고 유리한 것도 전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한다.

– 계속 –

* 칼럼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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