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필요로 하는 화이트칼라의 변천사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7 오전 10:27:00
한국사람들의 직장인으로서 꿈은 ‘흰 와이셔츠입고 넥타이 매고 책상 앞에서 펜대를 굴리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화이트칼라’계층이라고 불려진다. 대부분 사람들의 꿈이고 자식들의 희망직업인 화이트칼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기가 달라지고 있다. 기업은 직원들을 고용하여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사업에 필요한 인력만을 고집하게 되었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왔다. 평생직장과 종신고용으로 대표되던 한국 기업의 인재정책이 경제난, 글로벌 경영 등 기업환경으로 인하여 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을 하고, 이들을 교육시켜 순환보직 시킴으로써 기업의 모든 분야 업무를 이해할 수 있는 화이트칼라 계층을 양성시켜왔다. 이들은 주어진 업무만 열심히 하고 조직의 지침에만 순응을 하는 관리위주의 업무를 주로 하였다. 하지만 IMF위기 이후 단기 성과달성을 강조하고 글로벌 경영을 부르짖음으로써 과거의 ‘순환보직’의 경험과 관리능력만 쌓아온 화이트칼라 인재들에게 위기가 닥쳐온 것이다. 시대흐름에 따라 기업이 요청하는 화이트칼라를 살펴보자.

첫째 산업화 시대에는 자기 분야만 아는 ‘I형 인간’이 대우를 받았다. 기업의 인사, 회계, 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등 자신만의 전문적인 영역을 선택하여 오랜 기간 경험을 구축한 전문가들이 대접을 받았다. 이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자신의 기업에 특화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자신의 기업을 떠난 경우에 다른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지식이 없어서 재취업이나 창업 등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과거에는 종신고용과 평생고용이 보장되었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환경이 변하여 적응에 애로를 겪고 있다. 지금 기업에 근무하는 40~50대 중견 관리자들의 이에 해당된다. IMF이후 구조조정, 명퇴 등의 이유로 기업을 떠난 화이트칼라 대부분이 재취업이나 창업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둘째 최근의 정보화 시대에는 자기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관련 분야의 지식을 가진 ‘T형 인간’이 존재가치가 높아졌다. 하나의 분야에 정통할 것과 더불어 관련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통해 다양한 상황의 기업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이라고 하여도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인사정책, 연구 프로젝트의 손익을 따질 수 있는 최소한의 회계지식,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반영하는 마케팅적 사고 등이 자신의 연구분야 전문지식 외에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구비하게 되면 팀 내, 팀 안의 정보의 흐름, 사외 정보 등을 적절하게 수집하여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셋째 미래는 한 개 이상의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갖는 ‘A형 인간’이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경계영역의 개척 등에 강점을 발휘할 수 있고 복수분야의 기능이 기업에서 동시에 없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환경이나 시대의 변화에 관계없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개발능력을 가진 연구원으로 마케팅에 전문지식을 추가로 가지고 있다면 제품개발이 완료되어 연구개발조직의 필요성이 줄어들더라도 기술마케팅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의약품, 첨단기술제품의 경우에 마케팅인력들이 제품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판매나 계약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LG전자의 경우 제품개발을 담당한 연구원들이 자신들의 개발한 제품의 초기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게 하여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의 생존을 위한 글로벌 경쟁은 전쟁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유능한 인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2명의 각 분야 전문가를 고용하고 특정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두 가지 부문의 전문지식을 가진 1명이 더 효율적이고 비용효과적이다. 물론 하루 아침에 이러한 능력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고, 학교에서 모두 배우기도 어려우므로 지속적인 학습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기업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초보적인 기능에 불과하고 실제 필요한 지식을 추가로 쌓아야 하고 이와 더불어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능력, 사물을 직관적으로 보고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게 된다.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추가로 쌓는 것도 조직 내외부의 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해당되고 대인관계의 기초도 기본적인 인간적 태도 이외에 대상자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기업이나 개인 모두 자신의 주변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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